작성일 : 12-10-21 01:02
글쓴이 :
김현수
조회 : 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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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교양서적의 유익함을 알게되어 새벽에 초병복귀해서 당직사관 몰래 손전등을 키고 책을 읽고 독후감노트를 썼습니다. 선임들이 하지말라고 해도 저는 그게 너무 즐거웠으니까요.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유익한 책들을 읽고 난뒤의 제 느낌을 정리하는데 느끼는 뿌듯함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전역 후 우연히 협성문화재단에서 독후감공모전을 하는 것을 알고는 동네구청에서 공공근로를 하는 틈틈이 책상가득 용지를 쌓아놓고 군대에서 힘들게 썻던것들을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미숙한 글솜씨에 수십번 다시쓰기를 반복했지만 몇주일에 걸쳐서 15편의 자유독후감과 2편의 지정도서 독후감을 써서 제출했을땐 정말 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그것도 8월달에 벌써 다 완료 했거든요. 제출은 동네도서관에 해서 결국 늦게 제출되었겠지만요. 그리고 솔직히 미숙하지만 분량이 분량이니만큼 장려상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발표가 난것을 보고는 너무 아쉽네요. 군대에서 당직사관과 선임들 눈치보면서 몰래 글 쓰던때, 구청에서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버리고 다시쓰기를 반복할때 했던 노력들이 다 물거품이된것같고 말이죠.. 다 제가 모자란 탓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네요. 그렇지만 덕분에 좋은 지정도서를 읽게 된것만은 수확이네요. 할머니의사.. 이 책을 읽고 진심으로 저자와 한마음이 되어 아파하고 슬퍼했고 또 북벌을 통해 우리나라의 뼈아픈 기억을 되새길수 있었으니까요.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더 열심히 써서 재도전 하고 싶습니다. 그 때에는 꼭 입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끝으로 저는 독후감이란 좋은글을 읽고 느낀 갖가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들을 눈에 보이는 글로 정제한 감정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녹여내는 과정에는 당연히 쉽지않은 노력과 인내의 시간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저처럼 입상하지 못한 분들께도 고생많으셨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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